망아

위를 보고 하나 둘 셋 아래를 보고 넷 다섯 여섯… 어디서인가 밀려드는 잔잔한 소리들. 그것들은 무색이며 무형이다. 강열한 에너지에 끌려 천천히 줄을 잡아들고 살며시 감는다. 정말 짜릿한 유혹이다.

자유로워 지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네.. 라고 대답하는 자는 누구인가? 그는 멈추지 않고 언제고 다시 내게로 온다. 절대로 멈추지 않고 먹고, 마시고, 소리지르며 울고 웃고 끔찍한 우글거림으로 나를 꽉 채운다. 그는 점점 커지며 나의 존재 밖으로 서서히 흘러나온다. 그리고 점령한다. 이제 어디로든 흘러간다. 나로부터 서서히 분리된다. 이렇게 8월 어느 아침 그는 문을 통해 나의 방으로 부터 천천히 나갔다. 이제 나는 텅빈 껍데기일 뿐인 통나무 인간이다. 과연 나자신만이 무가치의 껍데기인가? 인간과 역사 모든것은 공허함일 뿐이다. 무언가가 시작되었었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불안하지 않는 희미안 안개와 나무 그리고 길 위에서…